학교 폭력의 원인과 대책, 청주 세광고 K 교사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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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의 원인과 대책, 청주 세광고 K 교사 단독 인터뷰

복지코리아 | ryujh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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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학교 폭력 문제로 전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 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조직 폭력배 못지않은 폭행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학교 폭력의 원인과 그 대책을 청주 세광고등학교의 K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제 인터뷰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성심껏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최근 학교 폭력이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예전의 그것과는 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폭력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자살 사건까지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정부 차원의 문제라고 볼 수 있죠. 교권의 실추가 학교 폭력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학생의 잘못에 대해 교사가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으니 선생님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지 못하고 학교 폭력을 일삼게 되는 것입니다.”

-교권의 실추가 정부 차원의 문제라면 체벌 금지령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글쎄요, 굳이 체벌 금지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죠. 한 가지 예를 제시해 드리자면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된 것과 같은 것입니다. 자식들이 아버지를 우습게 여긴다면 당연히 자기 멋대로 행동하겠죠. 어쨌든 제 말은, 교권이 실추되지만 않았어도 학교 폭력이 지금처럼 사회적 이슈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예전에도 학교 폭력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이슈화되지는 않았지 않습니까?”

-네, 잘 알겠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정교육의 문제죠.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부모가 자기 자식만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가 이러한 비극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식의 잘못된 행동을 제어하지 않고 오히려 두둔하고 이것이 다음 세대로 계승되면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많은 이유들이 있을 텐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국은 교육 정책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교권의 실추도 교육 정책의 문제로부터 빚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이러한 교육 정책의 문제는 민주화 발전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화 발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말씀이십니까?

 “불가피한 것은 아니죠. 민주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한 현상인 겁니다. 또 다른 불완전한 현상으로는 인권의 정의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권의 보장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를 무시한다는 거죠. 저희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한 가지 소개해드리죠. 예전에 한 학생이 1년 넘게 용돈을 모아 고가의 PDP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그걸 훔쳐갔죠. 학교에서는 제발 돌려달라고 매일같이 방송했지만 결국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훔친 학생이 그 PDP를 인터넷을 통하여 팔아넘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어머니가 배상할 테니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소수 때문에 다수가 피해를 본다면 인권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흘러갔습니다만, 어쨌든 결론은 현재의 학교 폭력은 교육 정책의 문제가 가장 크며,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완전한 현상의 한 단면이라는 것입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그럼 이러한 학교 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해결 방안이라고 뭐 특별한 게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말한 것들을 고쳐나가야죠. 가장 먼저 고
쳐야 할 것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 내에서도 잘못한
학생에 대해서 즉시 합당한 벌을 줘야 하는데 인정에 사로잡혀서 제대로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복지 측면에서는 사회봉사 등 순화 교육을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것저것 도입하며 실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기다린다면 분명히 좋은 해결책이 나올 거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사에 실명을 거론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부담스러우니 그냥 K모 교사로 해달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인터뷰 내용 때문인지, 그의 웃음에는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ryujh999  학생기자 유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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